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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셔널 사토라레 뇌를 드소서



나는 좀처럼 기분을 감추지 못한다.


자기 속마음이 줄줄 새어나가서

도저히 숨길 수 없는 불쌍한 사토라레처럼

아무리 숨기려고 애를 써도

어느 순간엔 어느 식으로든

감정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특히 화가 났을 때

그런 경향이 심해지는데,

나는 희로애락 중에 희애락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어도

노(怒)만큼은 절대 못 숨긴다.

(그렇다. 이 글은 사실 감정이 아니라 분노에 관한 글인 것이다!)

어렸을 때도 그랬고,

학창 시절에도 여전했으며,

성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1+1은 2여야 한다는 엄밀한 수학적 논리에

(ZFC 집합론과 10진법 표기를 따른다는 전제 하에)

너무 일찍 머리가 젖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닌 건 아닌 건데

이거 뭐 어쩌라고.

여튼 그래서 군대에 가서도

표정관리 못한다고 갈굼 깨나 받았으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지적 받고 눈총 받아왔다.


뭐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언제 또 멘탈붕괴의 핵폭풍이 나를 휩쓸고 지나갈지...

나는 10체질로 따질 때 수양(水陽)체질이어서 그런지

커뮤니케이션만 자유롭게 통하면

대체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편인(것 같은)데,

그게 억압받으면 어김없이 멘탈붕괴가 찾아온다.

태어나서부터 20여 년이나 압제당했으면 됐지,

내가 왜, 뭘 또 억눌려야 하느냐는 식으로

모종의 보상심리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나 보다.


아, 젠장, 모르겠다.

감정이란 건 어찌됐든

어디론가는 표출을 해야 한다고

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도 말했것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보느라

감정 없는 기계처럼은 죽어도 못 살겠다.

붓다 마인드도 획득하기 너무 힘들고...


어차피 숨기지도 못하는 거,

빡칠 땐 나도 스팀 좀 뿜으면서 살자.

예의만 끝까지 갖추고,

세상에 대한 애정은 놓지 말고.

나는 Love와 Peace 말고 아무것도 안 믿잖아.


건강하게

배출하고,

아니 배설하고,

쿨하게 톡 까놓고 얘기하자.


이제와 돌이켜보니

올 초에 멘탈이 그렇게 사경을 헤맸던 건

남들 눈치 보느라 내 기분을 억지로 숨기고

감정을 위장 안으로 꾹꾹 눌러넣으려고

부질 없는 노력을 계속했기 때문이었다.


건강하게 배설하자.

난 '아무것도 아닌 톱밥(이 블로그는 암묵적인 심의규정을 준수합니다)'이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 톱밥이라면 내가 그들과 함께할 이유도, 의미도, 필요도 없잖아.


음...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야근 잔뜩 하고 와서 이게 무슨...

내일도 택시 타고 등교(?)하게 생겼네.

빨리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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